‘하리모토 쇼크’ 신유빈, 중국 매체 혹평 속에서도 빛난 ‘기부 천사’ 행보

‘하리모토 쇼크’ 신유빈, 중국 매체 혹평 속에서도 빛난 ‘기부 천사’ 행보

‘삐약이’ 신유빈(21, 대한항공)이 또다시 일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WTT 챔피언스 결승 문턱에서 ‘숙적’ 하리모토 미와(17)를 만나 고배를 마신 것이다. 경기 직후 중국 매체로부터 “탁구 지능이 부족하다”는 원색적인 비판까지 들으며 시련을 겪었지만, 코트 밖에서의 신유빈은 여전히 따뜻한 ‘기부 천사’였다. 최근 유기동물 보호 시설을 찾아 거액을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펼친 사실이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넘지 못한 ’17세 에이스’의 벽

세계 랭킹 12위 신유빈은 지난 9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여자 단식 4강전에서 랭킹 7위 하리모토 미와와 격돌했다. 54분에 걸친 치열한 풀세트 접전이 펼쳐졌으나, 최종 스코어 2-4(9-11, 11-2, 11-13, 4-11, 12-10, 13-15)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경기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1게임을 9-11로 내줬으나, 2게임에서 특유의 빠른 공격이 살아나며 11-2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승부처는 3게임이었다. 11-10으로 게임 포인트를 먼저 잡았음에도 불구, 뒷심 부족으로 11-13 역전패를 당한 것이 뼈아팠다. 4게임마저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신유빈은 5게임을 듀스 끝에 잡아내며 불씨를 살렸으나, 운명의 6게임에서 13-13 듀스 상황 중 뼈아픈 범실을 범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써 신유빈은 올해 하리모토와의 맞대결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3월 WTT 스타컨텐더 첸나이, 8월 WTT 챔피언스 요코하마에 이어 이번 프랑크푸르트까지 모두 패하며 하리모토 공포증을 털어내지 못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쑨잉사, 왕만위 등 중국 최상위 랭커들이 불참해 우승을 노릴 적기였기에 아쉬움은 배가 됐다.

중국 매체의 냉혹한 평가 “탁구 지능 부족”

경기 후 중국 언론은 신유빈의 경기 운영을 두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 포털 사이트 ‘소후’는 “신유빈은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쳤으나 실수가 너무 잦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어 “신유빈은 여전히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깊은 생각 없이 너무 빠르게만 경기를 풀어나가려 한다”며 “이는 탁구 지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혹평했다. 2게임에서 보여준 공격 속도와 조정력은 훌륭했으나, 중요한 순간마다 급한 플레이로 자멸했다는 분석이다. 한일 차세대 에이스 대결에서 패한 신유빈에게 남겨진 숙제는 분명해 보였다.

시련 뒤엔 따뜻한 나눔, 유기견 봉사 나선 신유빈

비록 국제 무대에서는 쓰라린 패배를 맛봤지만, 코트 밖 신유빈의 행보는 훈훈하기 그지없다. 신유빈은 최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유기동물 보호 시설 ‘포켓멍 센터’를 방문해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신유빈은 롯데호텔앤리조트 임직원들과 함께 견사 청소는 물론, 유기견 산책 봉사와 먹이 배분 활동에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단순한 방문에 그치지 않고 보호견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교감하며 시설 곳곳의 환경 개선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또한 센터 운영과 시설 보수를 위해 롯데호텔 측과 함께 20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건넸다.

신유빈은 “평소 꼭 하고 싶었던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어 뜻깊은 하루였다”며 “앞으로도 이런 의미 있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월급으로 보육원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했던 것을 시작으로, 초등 탁구 연맹과 여성 탁구 연맹 등에 꾸준히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그다운 행보다.

국내 무대 평정과 멈추지 않는 도전

국제 대회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국내 무대에서 신유빈의 기량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그는 최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79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혼합복식 우승과 함께 소속팀 대한항공의 여자 단체전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단체전 결승에서는 1단식과 4단식을 모두 잡아내며 대한항공이 10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비록 하리모토라는 높은 벽과 중국 언론의 견제 속에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신유빈은 코트 안팎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냉철한 승부사로, 사회에서는 따뜻한 기부 천사로 활약하는 그의 다음 라켓 스윙에 팬들의 응원이 쏟아지는 이유다.

정지은 (Jung Ji-eun)